안녕하세요, aico입니다~
오늘은 로맨스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리뷰해볼까 해요.
<냉정과 열정 사이>는 일본 소설이며, 작가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입니다.
작가가 왜 두 명이냐고요? 책이 두 권이거든요! 이 책은 신기하게 구성되어 있는데요, <냉정과 열정 사이 Blu>는 남자 주인공(준세이)의 시각에서 쓴 소설이며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는 여자 주인공(아오이)의 시각에서 쓴 소설이에요.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 작가로 Blu 편을 썼으며, 에쿠니 가오리는 여자 작가로 Rosso 편을 썼다고 해요.
사실 저는 Blu 편을 먼저 읽었는데요, Rosso 편이 있다는 건 우연히 알게 됐어요 ㅋㅋㅋ 당연히 한 권짜리 책인 줄 알았지 뭐예요 ㅎㅎ..? Blu 편 다 읽고 냉정과 열정 사이 구글링 하다가 우연히 Rosso 편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ㅋㅋㅋㅋ 부랴부랴 Rosso 편도 읽고 나니까 이제야 뭔가 해소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 권만 읽으면 뭔가 찜찜한 게 있어요..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줄거리는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예요.
대학 시절 준세이와 아오이라는 남녀가 사랑에 빠집니다. 몇 년 간 알콩달콩 연애를 하다가 아오이가 준세이의 아이를 임신했는데요, 준세이의 아빠되는 사람이 준세이 몰래 아오이에게 찾아가서 애를 지우라고 해요. 준세이의 아빠는 준세이와는 거의 절연한 상태이며, 준세이 할아버지의 재산을 노리는 사람이고요, 결국 그 재산 때문에 아오이에게 모진 말을 한 거예요. 아오이는 그 사실을 준세이한테는 숨기고 임신한 아이를 지워버려요. 준세이는 상의 하나 없이 애를 지워버린 아오이에게 화가 났고, 이를 계기로 계속 싸우다가 헤어지게 됩니다.
이후 수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아오이는 원래 이탈리아에서 살던 사람이라 밀라노로 돌아가고, 준세이는 미술품 복원사 일을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갑니다. 아오이는 능력도 있고 매너도 있는 마빈이라는 미국 남자와 연애를 하고, 준세이는 애교 많고 예쁜 메미라는 일본 여자와 연애를 해요. 마빈도 아오이를 정말 많이 사랑하며, 메미도 준세이를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그렇지만.. 아오이와 준세이는 항상 뭔가 결핍된 걸 느끼고, 오래 전 헤어진 서로를 계속 생각해요.
아오이와 준세이가 연애를 했을 때, 흘러가는 말로 했던 약속이 있었습니다. 아오이의 30살 생일 때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이요. 너무 가볍게 했던 약속이라 서로 기억을 못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 둘은 모두 기억하고 있었고.. 결국엔 아오이의 30살 맞는 생일 때 피렌체 두오모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스토리..!
Rosso편과 Blu편은 작가도 다르고 옮긴이도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정말 두 남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준세이와 아오이의 성격은 매우 다른데요 소설 책에서도 그 성격 차이가 드러나는 느낌이랄까?
Blu편에서는 책의 대사가 아닌 해설 부분에서도 준세이는 풍부한 감수성이 드러났어요. 그래서 그런지 신박하면서도 예쁜 은유적인 표현이 많았습니다. Rosso편은 Blu편에 비해 좀 더 시크한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아오이 성격이 그렇습니다 ㅋㅋㅋ
연애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영화로도 유명한데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해서 영상미가 우수하며 OST도 유명하다고 해요! 아마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던 노래일 거예요. 저도 듣고 나서, 이 노래가 냉정과 열정 사이 OST였었어?할 정도로 이미 알던 노래였어요. 영화는 제가 아직 안 봐서 곧 보려고 합니다! 원작 소설부터 먼저 본 다음에 영화를 봐서 더 재밌을 것 같네요 :)
아래는 그냥 책 읽다가 표현이 마음에 드는 부분들을 좀 모아봤어요. 개인 메모장 형식으로 적어둔 거고요, 다음에 제가 언제 써먹으려고요 ㅋㅋㅋ
_냉정과 열정 사이 Blu_
(조반나가 자살한 뒤)
"조반나는..."
오랜만에 내 입을 통해 튀어나온 그 이름에 나도 놀라고 말았다. 조반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감정이 이렇게 무거울 줄은 몰랐었다. 일어서다가 현기증 때문에 그 자리에 그냥 주저않을 뻔했던 것이다.
과거밖에 없는 인생도 있다. 잊을 수 없는 시간만을 소중히 간직한 채 살아가는 것이 서글픈 일이라고만은 생각지 않는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뒤쫓는 인생이라고 쓸데없는 인생은 아니다. 다들 미래만을 소리 높여 외치지만, 나는 과거를 그냥 물처럼 흘려 보낼 수 없다.
→ 책의 맨 마지막에서는 결국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오이랑 8년 만에 만나고 나서)
그녀의 짐은 작은 가방 하나였다. 그것을 내가 받아 들고, 그녀는 내 바로 앞에서 발끝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 두 사람 사이로 냉정과 열정이 번갈아 밀려와, 말과 감정을 억눌렀다.
우리는 세월의 어둠 속을 손으로 더듬어 서로의 윤곽을 확인하려 했다. 만남이라는 기세를 타고 우리의 열정에는 불이 붙고, 냉정에는 물이 뿌려졌다.
맑디맑은 피렌체의 하늘과 달리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딘지 모르게 그늘이 깔려 있었다. 옆얼굴에는 시간의 폭력에 대한 자포자기가 짙게 깔려 있었다.
(아오이와 8년 만에 재회해서 며칠의 시간을 함께 보낸 후, 아오이가 기차를 타러 떠난 후 깨달음)
나는 가슴속에서 작은 열정 하나가 반격에 나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순간, 과거도 미래도 퇴색하고, 현재만이 빛을 발한다. 시원스런 바람이 광장을 불어 가고, 나는 바람의 흐름에 눈길을 고정시킨다. 사방팔방에서 두오모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긴 그림자가 돌 길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 수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현재는 점이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어 가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내 가슴을 때렸다. 나는 과거를 되살리지 않고,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 퍼지게 해야 한다.
_냉정과 열정 사이 Rosso_
사람은, 그 사람의 인생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있는 장소에, 인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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