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경제·통계

토끼고기:말고기=1:1 의미는? (통계의 함정)

AICO 2018. 5. 5. 09:30
반응형


통계 자료가 사용되는 곳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뉴스, 국민총생산, 마케팅 전략, 합격자 평균 점수 등 우리 주변에 통계는 항상 존재합니다.

 

그런데, 과연 통계를 믿어도 될까요?

 

영국 총리였던 벤저민 디즈레일리(1804~1881)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부류가 있다거짓말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There are three kinds of lies: lies, damned lies and statistics.

 

통계=거짓말’ 이라는 말이네요.

 

통계는 일상생활이나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한 자료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국어사전에 통계를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여기서 어림잡아라는 게 도대체 얼마나 어림잡았다는 것일까요? 참 애매하죠?

 

이러한 통계의 애매함에서 통계의 함정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에도 통계의 함정이 만연해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한겨레 [통계에 꼼수가...금값 뛸 때 물가에서 금반지 뺐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92229.html


2011, 정부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목표치를 4.0%로 설정했는데요, 2011년이 마무리되어가는 11월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4%에 달했습니다.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었으니 실패한 거나 다름없었죠. 하지만 그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 폭은 4.0%로 마무리되었고 목표치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어떻게 한 달 만에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걸까요?

 

이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주는 기준 품목들을 바꾸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부는 물가의 증감을 느낄 수 있는 여러 품목을 정하고, 물가 변동에 따라 이 품목들이 가계에 얼마나 부담을 주는지 가중치를 두어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합니다.

 

201111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 개편 품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추가된 품목 : 스마트폰 이용료, 인터넷 전화료, 애완동물 미용료, 외식 막걸리, 삼각김밥 등 43

제외된 품목 : 금반지, 유선전화기, 공중전화 통화료, 자판기 커피 등 21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품목은 시대 상황과 소비 패턴에 맞추어 5년마다 바뀝니다. 201111월에 개편된 품목도 변화된 시대상을 얼추 잘 반영했습니다. 하지만 금반지를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서 제외한 것으로 큰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하던 시기였죠.

 


4.4%4.0%로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 품목은 금반지입니다. 금값은 2011년 말까지 고공 행진하였는데(막판에는 떨어졌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금반지를 제외하고 나니 상승률이 4.0%로 뚝 떨어지게 되었죠.

 

출처 : 조선일보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28/2011122802690.html

 

물론 금반지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 말고도, 조사 품목에 부여하는 가중치가 잘못 개편되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었습니다. (농산물의 가격은 상승했지만 농산물에 부여하는 가중치는 오히려 줄어들었죠)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조작을 통해 국민을 통계의 함정에 빠트리려는 시도였습니다.

 





통계의 함정을 풍자하는 유머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살펴볼까요?

 

토끼고기 말고기 = 1 : 1

 


어느 햄버거 가게에서 토끼고기 햄버거를 매우 싸게 팔았습니다. 당시 토끼고기 가격은 비쌌기 때문에 햄버거 가격에 의문을 품은 한 손님이 사장에게 물어봤습니다.


손님 토끼고기가 들어간 햄버거 가격이 왜 이렇게 쌉니까?”

사장 사실 말고기도 조금 들어가 있습니다.”

손님 말고기가 어느 정도 들어갔죠?”

사장 토끼고기와 말고기가 일대일 비율로 섞여 있습니다.”

손님 각각 1kg씩 섞였나요?”

사장 아니요, 토끼 한 마리 대 말 한 마리 비율로 섞여 있습니다.

 

통계의 오류를 잘 풍자했네요. 토끼고기 대 말고기가 일대일이라는 것은 흔히 1kg씩 섞였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니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토끼 한 마리 대 말 한 마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통계의 함정입니다.

 

작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통계 바로 쓰기 공모전 수상작을 봐볼까요?

이 공모전은 통계의 오류와 왜곡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수상한 작품들을 보면,

 

대한민국의 성별 임금 격차에 숨겨진 진실

 : 이 글은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조사할 때 성별뿐 아니라 노동시간, 근속연수, 연령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요,

 

OECD 국가 내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 통계의 왜곡 해석

 : 이 글은 국제비교통계를 낼 때 국가별 기준 및 범위가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등등.. 이 외에도 여러 수상작이 있는데요, 우리가 당연시하는 것들도 통계의 오류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심지어 많은 곳에서 사용되는(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보여주는) OECD 통계 조차도요.

 

출처 : 파이낸셜뉴스 [통계청, 통계 바로쓰기 공모전 수상작 발표]

http://www.fnnews.com/news/201708251319270964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통계자료를 볼 때 모집단과 표본집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집단(관측 대상이 되는 전체 집단)은 잘 설정이 되었는지, 표본집단(모집단 중 일부만 선택한 집단, 모집단 전체를 조사하는 것은 힘드니 그 일부인 표본집단을 조사합니다)은 모집단을 적절히 대표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통계 자료를 온전히 믿으면 안 됩니다.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뉴스 기사조차도 올바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통계는 권력과 관계되어있습니다. 통계를 조작함으로써 권력을 잡으려는 시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어요.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통계를 꿰뚫어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