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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뷰 (행동과학, 넛지효과)

AICO 2023. 1. 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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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ico입니다.

 

이번에 남기는 독서기록은 책 『넛지Nudge입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미국식 발음으로는 '리처드 세일러')와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Cass Robert Sunstein이 쓴 책입니다. 리처드 탈러는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의 경제학 교수이고, 캐스 선스타인은 하버드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라고 하네요.

 

 

 

 

『넛지(2009)』와 『넛지: 파이널 에디션(2022)』의 차이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넛지와 넛지 파이넬 에디션의 차이점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넛지 1권이라고도 할 수있는 초판은 2009년에 출간되었어요. 이후 13년 만에 개정판인 『넛지: 파이널 에디션』이 나왔습니다. 절반 이상이 개정되었다고 하니 거의 새 책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 펜데믹 등 최신 이슈들도 많이 들어간 따끈따끈한 신작 베스트셀러입니다.

 

넛지 파이널 에디션의 차이는, 분명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선택 설계와 관련된 'Nudge'라는 큰 메시지는 같지만, 세부적인 사례도 많이 다르고요 초판에 비해 좀 더 탄탄하게 개선된 느낌이에요.

 

초판과 파이널 에디션 중 무엇을 읽을지 고민한다면, 저는 파이널 에디션을 꼭 읽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넛지 작가도 더 이상의 개정판은 없들 거라는 의미로 '파이널 에디션'이라는 부제를 달았다고 해요. 

 

 

 

 

그렇다면 과연 '넛지(nudge)'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nudge
verb.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팔꿈치로 쿡 찌르는 동작을 의미하는데요, 이는 더 나아가 선택지를 없애거나 줄이거나 특정한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방식으로 개입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한층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혹은 그런 행동이나 장치 또는 정책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해요.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이미 넛지를 당하고 있었어요.

 

즉, 넛지는 '행동과학'이에요.

 

책 『넛지: 파이널 에디션』는 행동과학 또는 행동경제학을 공공 정책이나 경영 등에 적용하는 것을 다룬 내용입니다. 지도자나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춘 사람이라면 '넛지' 책을 꼭 읽어볼 것을 추천드려요. 미래의 리더가 될 사람들도 필수로 읽었으면 하는 책이에요.

 

책을 읽으면서 넛지를 잘만 활용하면 정부 관계자는 물론 국민들 모두 다 더 나은 삶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참고로 넛지를 악용하는 것은 슬러지sludge라고 부릅니다.

 

7장 스마트 공개 파트를 읽을 때는, 'AI를 활용하는 등 현대적인 시스템의 대부분을 다 넛지라고 부르겠다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좋은 건 다 '넛지'라고 부르고, 나쁜 건 다 '슬러지'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이름 붙이기 나름인가보다~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네요 ;_;

 

 

 


 

 

『넛지: 파이널 에디션』 메모

 

 

 

 

전 세계 지도자라면 넛지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모든 제품에 어떤 식으로든 설계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정책에는 어느 식으로든 선택 설계가 필요하다.

 

 

 

 

1장. 편향과 실수

 

위험을 편향되게 평가하는 것은 각종 위기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방식에 잘못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오해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어떤 정부는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험(ex. 뇌졸중)에 대응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의 크기에 대응(ex. 후쿠시마 원전 사고)해서 관련 자원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잠재적 위험에 적절하게 대비하도록 유도하는 좋은 방법은 크게 잘못되었던 관련 사건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방법은 모든 것이 최상으로 돌아갔던 비슷한 상황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비닐봉지 사용을 억제하고 싶다면, 재활용 가능한 비닐봉지를 가져오는 사람에게 소정의 금액을 주는 것보다, 비닐봉지에 소정의 가격을 매겨서 파는 게 훨씬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돈을 잃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1) "에너지 절약을 실천한다면 당신은 1년에 350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2)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1년에 350달러를 손해볼 것이다."

=> 손실에 초점을 맞춘 (2)번 표어가 훨씬 더 강력한 넛지이다.

 

 

 

3장. 인간은 떼 지어 몰려다닌다

 

'소수가 초기에 표명한 의견'이 대규모 개체군의 의견을 좌우하는 데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ex. A라는 쟁점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들은 반대한다더라는 말을 하면, 실제 공화당 지지자들은 자기들도 반대한다라고 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찬성한다고 대답한다. 한편, A라는 같은 쟁점에 대해 공화당 지지자들이 찬성한다더라는 말을 먼저 하면, 실제 공화당 지지자들은 자기들도 찬성한다라고 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반대한다고 대답한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다운로드 받은 음악이 실제로 더 훌륭한 음악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유명 가수라 하더라도 무명 가수들과 비교할 때 재능의 차이는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처음에 운이 좋았을 뿐이다. 이는 다른 영역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현재 정치 지도자 대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낙선자들과 비교했을 때 재능이라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교수나 기업, 제품에 대해서도 똑같다. 결국 사회적 영향이 중요한 것이며, 행운 역시 중요하다.

 

'환경을 보호하는 다른 투숙객들과 행동을 함께하십시오. 투숙객의 75퍼센트는 수건을 두 번 이상 사용함으로써 환경보호에 힘을 보탭니다.' 이와 같은 메시지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투숙객'이라는 단어이다. 연구자들은 같은 방에 머물렀던 투숙객의 행동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투숙객의 정체성(ex. 성별) 가운데 여러 측면이 일치하는 사람들의 재사용률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테스트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다른 정체성도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응답했지만, 자신이 한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자기가 머무른 객실에 투숙했던 사람들이라고 응답했다.

 

 

 

4장. 넛지가 필요한 순간

 

한 실험에서 유권자에게 투표 의향을 물어본 뒤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했다. (1) "언제쯤 투표장에 갈 생각입니까?", (2) "어디에 있다가 투표장으로 갈 것 같습니까?, (3) "투표장으로 출발하기 전에는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까?". 이처럼 유권자들에게 투표와 관련된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투표율이 4.1퍼센트포인트 높아졌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효과는 1인 가구에서 한층 더 강하게 나타났다. 계획이 조율되어야 하는 어떤 것이라면, 기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점검 목록표"

민간 항공사 소속 조종사들은 수백 번 혹은 수천 번 비행하지만, 이륙하기 전에는 늘 공식적인 의식을 거친다. 그것은 비행기가 게이트를 떠나기 전에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들을 적어놓은 점검 목록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예컨대 비행기가 이륙했는데 연료통에 연료가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자제력과 관련된 쟁점은 어떤 선택을 하는 시점과 그 선택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는 시점 사이에 시간 간격이 길 때 가장 많이 제기된다. 이때 선택의 양극단 가운데 한쪽에는 운동, 치실 사용, 건강한 식습관 등과 같은 일종의 투자재가 있다. 이런 재화에서는 비용이 즉시 발생하지만 수익은 한참 뒤에 발생한다. 이런 투자재에 대해 사람들은 대부분 투자를 소홀히 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5장. 선택 설계의 세계

 

좋은 선택 설계 시스템은 선택과 결과의 연결성을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선택자가 자신의 삶을 한층 개선하는 선택지를 고르도록 돕는다. 이렇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여러 선택지 각각의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수치로 구성된 정보를 현실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환산해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신이 어떤 타이어의 안전 등급이 1등급부터 10등급 가운데 4등급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치자. 그런데 4등급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당신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들어 설명해준다면 훨씬 더 가치 있는 정보가 될 것이다.

 

 

 

6장. 기다려라, 더 많은 것이 있다

 

트웨인은 '일은 신체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놀이는 신체가 강요받지 않는 행위다'라고 썼다. 어떤 활동을 놀이처럼 보이게 하거나,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품게 하거나 흥분하게 하거나, 무언가를 기대하게 할 때 사람들은 그 활동을 기꺼이 하겠다고 달려든다.

ex. 계단을 거대한 건반으로 만든 후,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이 늘었다.

"IDEA" 많은 사람이 복권 혹은 추첨을 무척 좋아한다

ex 1. 과속 운전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하되, 이렇게 부과된 범칙금을 안전 운전을 한 운전자에게 추첨을 통해 나누어주자는 아이디어

ex 2. 대만의 뉴타이베이시 당국은 반려견의 배설물을 특정한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에게는 추첨을 통해 금 제품을 주기로 했다. 이 제도를 시행한 뒤로 거리에서 발견되는 동물 배설물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ex 3. 중국 전역에서 복권은 납세자가 세금을 잘 내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다. 중국에서는 현금 거래가 일반적인데, 식당 같은 소규모 자영업자는 대개 판매세를 내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린다. 정부는 이런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식당 고객이 받는 영수증을 일종의 즉석 복권으로 만들었다. 고객이 주인에게 영수증을 요구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주인이 영수증은 발행하면, 정부는 그 자료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7장. 스마트 공개

 

많은 호텔과 리조트가 사악하고도 괴상한 관행 두 가지를 적용한다. 하나는 총액을 공개하지 않고 세부 요소의 가격만 공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드립 가격 정책drip pricing'으로 고객이 최종 선택을 할 때까지, 혹은 체크아웃할 때까지 전체 가격의 일부 요소만 미리 공개하고 다른 부분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이 두 가지 관행은 소비자의 무관심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기 위한 것인데, 스마트 공개가 자리를 잡으면 사라질 것이다.

 

넷플릭스가 영상물 시청 기록 자료를 이용해 시청자에게 딱 맞는 목록을 알려주는 것

 

 

 

8장. 슬러지

 

슬러지sludge: 사람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어렵게 만드는 선택 설계의 어떤 측면

ex. 20쪽 분량의 서류를 작성해야지만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당신은 슬러지를 당하는 셈이다. 

 

회원 탈퇴나 구독 취소 같은 것은 의도적으로 슬러지를 끼워 넣어서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든다.

 

'다크 패턴dark pattern'은 사람을 속여 이득을 취하기 위해 특별하게 설계한 온라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몇몇 다크 패턴은 일종의 슬러지라고 할 수 있다.

 

잉크젯 프린터 시장에서 벌이는 전략은 프린터를 싸게 팔고 대신 그 프린터에 사용하는 잉크를 팔아서 돈을 번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프린터를 사용할 때 실제로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둘러보면 무선 인쇄 같은 최첨단 기능을 갖춘 프린터 모델이 10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린다. 그러나 잉크 비용이 얼마인지, 잉크 카트리지를 얼마나 자주 교체해야 하는지 알아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프린터는 다른 업체에서 생산한 잉크 카트리지와 호환이 되지 않는다. 잉크 카트리지는 행동경제학의 '감추어진 속성'이라 부르는 예 중 하나다. 어떤 상품의 표시 가격은 사용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에 비해 한껏 축소된 비용이다. 그 상품의 감추어진 속성과 거기에 따르는 비용을 소비자가 쉽게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 하지만 소득이 낮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교에 더 많이 지원하지 않는 이유: 슬러지 때문! 장학금 신청서라는 복잡한 과정 때문

→ 저소득층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미시간주의 간판 대학인 미시간대학교에 지원해 합격하면 장학금을 주겠다고 보장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 미시간대에 지원한 똑똑한 저소득층 학생들이 늘어났다.

 

 

 

10장. 넛지는 영원히 계속될까

 

* 스웨덴의 연금제도, 기본 설정 펀드와 스웨덴 국민들의 선택

정부는 사람들이 이 펀드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가, 아니면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하는가, 그것도 아니면 또 무엇인가?

(1) 가입자에게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고 오로지 기본 설정 펀드만 제시한다.

(2) 기본 설정 펀드가 선정되어 있지만, 가입자가 이것을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3) 기본 설정 펀드가 선정되어 있으며, 가입자가 이것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4) 기본 설정 펀드가 선정되어 있지만, 가입자의 선택에 그 어떤 개입도 하지 않는다.

(5) 가입자에게 모든 선택을 요구한다. 기본 설정 펀드는 없고, 가입자는 능동적으로 어떤 펀드든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때는 자기가 납입한 돈을 몰수당한다.

→ (1)은 넛지가 아니다. 넛지와는 정반대의 철학이다. 스웨덴은 선택지 (2)를 선택했다. 연금 가입자들이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도록 값비싼 광고 캠페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유도한 것이다.

 

능동적인 선택자들은 투자금의 거의 절반(48.2퍼센트)을 스웨덴 기업에 투자했다. 이는 경제학자들이 이른바 자국 편향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물론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무래도 자신이 모르는 종목보다는 자기가 아는 종목을 사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 종목에 관한 한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는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하지는 않다. 어떤 기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당신이 그 회사의 미래 수익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다음 사실을 놓고 생각해보자. 스웨덴 경제는 세계경제에서 약 1퍼센트를 차지한다. 독일이나 일본에 거주하면서 글로벌 투자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투자자라면, 자기 자산의 약 1퍼센트만 스웨덴 주식에 투자하는 게 맞다. 스웨덴에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독일이나 일본에 거주하는 투자자보다 스웨덴 주식에 48배나 많이 투자하는 행동을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12장.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보험

 

보험에 가입한다면, 가능한 한 공제액이 가장 큰 상품을 선택하라. 물론 어떤 경험칙에나 예외는 있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만일 공제액이 너무 커서 그걸 감당하려다 기둥뿌리가 흔들릴 정도라면, 공제액이 그보다 살짝 낮은 상품을 선택해도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인 공제액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한다. (이를 공제액 회피 deductible aversion 라고 부름)

 

 

 

13장. 장기 기증: 기본 설정 해법에 대한 환상

 

장기 기증률을 늘리기 위한 여러 나라의 제도

- 옵트인: 장기 기증을 하겠다는 사람들만 기증 가능

- 옵트아웃: 장기 기증을 안 하겠다는 사람들만 제외

 

* 유도된 선택: 장기 기증률을 높이는 넛지의 대안들

1. 일반적인 처방: 등록을 쉽게 만든다.

미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불과 몇 분 만에 장기 기증 희망자로 등록할 수 있다. 한때는 운전면허증 뒷면이나 기증자 카드에 서명하는 방식이 흔했다. 자동차를 다루는 행정 부서가 장기 기증 결정을 내리기에 가장 좋은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이스라엘은 투표장을 활용했는데, 이 발상은 성공을 거두었다.

2.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유도'를 작동시킨다.

쉽게 가입할 수 있다고 해서 번거로운 가입 절차를 누구나 기꺼이 거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니 누구든 관심을 가지는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입해달라고 하면 어떨까? 현재 미국의 모든 주에서는 운전면허증을 갱신할 때 그렇게 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에서보다 온라인에서 점점 더 많이 이루어진다. 현재 미국에 등록되어 있는 장기 기증자 중 대다수가 운전면허 취득이나 갱신 과정을 통해 등록했다.

3. 기증자의 바람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미국에서는 모든 주가 이를 정확히 요구하는 '당사자 동의법'을 통과시켰다. 개인이 기증자로 등록하면, 그 사람이 사망한 뒤 장기를 기증할 수 있도록 법률적 승인을 받게 된 것이다. 장기 기증에 반대하는 유가족이 장기 기증 절차를 막아설 수도 있지만, 담당 팀은 사랑하는 사람의 바람이 법률적으로 보장된다는 내용을 유가족에게 전달해 절차를 매끄럽게 진행한다. 이는 유가족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높은 불확실성과 정서적 스트레스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렇지만 여기서도 여전히 개선할 사항은 있다.

ex 1. 예를 들어, 운전면허 갱신시 장기 기증을 할 건지 말 건지 체크를 안 하면 화면이 안 넘어간다고 하자. 물론 '대답하지 않겠음'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이때, 강제된 선택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다. 사람의 목숨을 구한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 방식이 유도된 선택 방식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텍사스 주에서 강제된 선택 방식을 도입하자 전체 시민의 20퍼센트만 장기 기증자가 되겠다고 했다.

ex 2. '장기 기증 하지 않을 것임'이라는 대답을 공식적으로 기록해야 하는지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만일 기록하게 된다면 해당 정보는 법률적 거부 의사로 받아들여져 유가족에게도 공유될 것이다. 그런데 기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명단을 유지할 경우 기증자가 줄어들 것임은 확실하다.

 

기본 설정이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기본 설정을 변경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장기 기증 문제를 다룰 때는 다음 두 가지를 우선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첫째, 스페인을 비롯한 모범적인 국가에서 사례를 배울 것. 둘째,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이름을 장기 기증자 목록에 올리도록 유도하는 대안적인 방법을 실험할 것. 기본으로 설정된 규칙을 바꾸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면 이처럼 더욱 중요한 일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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